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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례로 본 학교 폭력 예방 및 근절 방안

모든이의 애인 2012. 12. 3. 22:13

 

일본의 사례로 본 학교 폭력 예방 및 근절 방안

연수번호 223 정광규

 

1. 일본으로 떠나면서

 

일본은 면적 약 38만 제곱킬로미터로 한반도의 1.7배이며 인구 또한 약 1억 3천만 명으로 면적으로는 세계 60번째 인구로는 10위에 해당하는 큰 나라이다.

입헌군주제인 일본은 선진국 답지 않게 다신교의 나라이다. 그래서 일본에는 신사가 수없이 많다. 1996년 외국 여행의 처음으로 국외 연수 형태의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는 나는 당시 일본의 앞선 문화의 모습에서 상당한 문화적 충격을 받은 바 있었다. 이제 15년이 지난 지금 나는 기꺼이 일본행을 다시 선택했다. 그동안의 변화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으며, 일찍이 이지메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일본이기에 이번 국외 연수의 큰 주제가 학교 폭력 극복에 대한 외국의 사례를 직접 들어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이지메는 일본인들의 민족성이나 섬나라 사람들의 특성과도 관련되어 있어서 그 뿌리를 뽑기가 불가능할 것이란 말도 있지만 일본의 교육 기관에서는 이의 해결을 위해 무척 노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이에 대한 사례를 직접 방문하여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고 살펴보는 것은 우리 나라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일본으로 향한다.

 

2. 일본의 학교 폭력과 이에 대한 대책 사전 정보

 

일본으로 떠나기 전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일본의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에 대한 사전 교육을 받았다. 이미 다 알고 있듯이 일본은 이지메로 인한 학생들의 자살 사건으로 나라 전체가 떠들썩하던 때가 있었다. 일본의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의 문제는 과거에도 심한 것이 사실이었으나 2006년에 많은 학생들의 자살 사건이 있었다. 홋카이도 다키카와시의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의 자살, 에히메현 이마바라시의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의 자살, 후쿠오카현 치쿠젠시의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의 자살 등이 있었다. 이러한 사건이 있은 후 문부대신에게 자살 예고문이 전국 각지에서 날아드는 등 전국에서 이지메로 인한 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여 사회 문제화로 표면에 본격 등장하게 되었다. 요즈음 우리 나라 모 지역에서 중고등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르는 것과 같은 현상이 일본에서는 2006년도에 발생한 것이다.

이에 2006년 10월 18일 문부과학성에서는 학생들의 자살에 따른 진상 조사 시작 하여 일본 전역의 학교에서 이지메 현황을 매일 보고 받는 등 특단의 대책 가동되기 시작하였으며 아울러 생명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적극 실시하여 자살을 예방하고자 하였다. 또한 집단 따돌림에 대한 예방을 위하여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아동에 대한 지도 방안으로 징계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의연하게 대응하도록 하였다. 가해 학생들에게는 사회 봉사나 별도 교실에서 특별 교육 실시하는 등 노력하였다.

특히 일본에서는 교사들까지도 이지메에 가담하거나 방치한 교원들이 많아 이에 대한 처분 강화하여 교원의 책임을 묻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 그리고 이지메가 발생한 학교에 지원팀을 파견하여 문제를 수습토록 하였다. 또한 이지메의 발생은 단순히 학생들 개인의 문제가 아닌 가정에도 책임이 있음을 교육재생위원회에서 발표하였다. 2007년에는 이지메 방지를 위한 예산을 14억엔에서 62억엔으로 대폭 증액하여 교원이나 경찰관으로 퇴직한 사람들을 스쿨 카운슬러로 채용하여 학교에 배치하였다.

 

3. 일본의 기관별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노력들

 

가. 고베시 교육위원회

고베시는 1996년 12월 처음 일본을 방문했을 배 위에서 바라보았던 아름다운 야경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고베시는 1995년 1월 발생한 진도 7.2의 대지진으로 고베에서만 사망자가 4,484명에 이르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만, 어느 정도 복구가 완료되어 예전의 모습을 찾았다고 하였다.

국제 항구로서 외국의 다양한 문화가 보존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고베시 교육위원회를 방문하여 직원들의 열열한 환영 속에 청사에 들어섰다. 학교 폭력이라는 다소 부끄러운 그들의 치부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솔직하게 방문자들에게 밝히고 있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경우 우리 나라와 큰 차이가 없지만 중등과 고등 교육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일본의 경우 일부 학생들이 명문 대학에 입학하고자 하는 경쟁은 치열하지만 이는 일부 우수 학생들의 경우이고 일반적으로는 자신의 능력에 맞추어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을 한다고 했다.

일본의 학생 지도 현황과 학교 폭력 대책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일본 학생들의 폭력과 절도 등 학생 비행의 유형이 변화되어 왔음을 설명해 주었다.

일본의 학생 비행의 제1기는 1951년 이후로 전후 혼란기의 비행 형태로 주로 못사는 가정의 학생이 먹고 살기 위해 발생된 비행이다. 이 때만 하여도 단순히 배가고파 절도를 하는 생활형 비행 수준이다. 제2기는 1964년 이후로 동경 올림픽이 개최되고 일본이 경제의 고도 성장을 배경으로 한 욕구 불만에 따른 청소년 비행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제 1기가 모두 가난했다면 제 2기는 빈부의 차이에 따른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제3기는 1983년 이후로 즐기거나 놀이를 위한 청소년 비행이 나타나는 시기로 소매치기나 자전거를 훔치는 등 심심풀이식의 청소년 범죄가 많이 나타났다. 제4기는 1998년 이후로 가치관이 다양화 되고 규범 의식이 저하되는 등으로 인하여 잔혹한 살인 등이 일어나는 시기로 사회적 불안과 함께 시작되었다. 제5기는 2011년 이후로 핵가족화와 고령화, 정보의 범람, 가정과 지역의 교육력 저하 등으로 생겨나는 비행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이 때는 교원의 생활 지도력이 저하되는 등 교육에 대한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학생들에게 자존감의 육성이나 감정 조절의 방법 등을 지도할 필요가 생기게 되었다.

위와 같은 학생들의 학교 폭력이나 생활 지도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고베시 교육위원회 학생지도에 대한 지침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었다.

학생들의 생활지도는 건전한 지도가 비행 방지에 최선의 방책이므로 예방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또한 학생의 비행 뒤에는 가정의 파괴가 있으므로 학생과 가정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므로 가정의 방문이나 학부모 상담이 매우 중요하다. 학생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사안에 대한 보고, 연락, 상담의 조직적인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매뉴얼대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학교의 관리자나 교사는 학생 생활 지도에 대한 위기 관리 능력을 길러야 하므로 교사의 연수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절실하다.

고베시 교육위원회의 방문에서 질문들에 대한 답변들이 있었는데 이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학생 사안이 발생했을 때에는 신속하게 내용을 파악하고 학교에서 지도할 내용과 법적으로 처리할 것을 구분하여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법적으로 처리해야 할 것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학생 사안이 발생되면 각종 매스컴에서 이의 취재를 하게 되는데 매스컴에 끌려 다니지 말고 학교의 페이스대로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처리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매스컴에 제공하는 정보는 공평하게 또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매스컴에 열린 정보 제공의 창구는 하나로 해야 한다. 모든 교사들이 중구난방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사건에 대하여 입에 담는 것은 좋지 않다.

학생들에게 학교 폭력이나 이지메를 행했을 경우에 따른 처벌 내용을 분명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이지메와 학교 폭력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경우가 많다.

최근 일본 학생들의 학교 폭력 문제는 학생들 간의 폭력에서 학생이 교사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일들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학교에서 교사의 체벌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며 이를 위해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간의 신뢰 관계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나. 고베시립데아이소학교(神戶市立出合小學校)

데아이소학교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방문한 초등학교이다. 학교는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고 사전 교육이 있었던 듯 학생들이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하고 반겼다. 전체적인 학교의 현황은 우리 나라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으며, 우리 나라 일반 학교보다 약간 열악한 환경이었다. 학교장의 열정적인 학교 운영이 엿보이는 학교였으며, 학교장이 직접 학교 운영에 대한 보고를 하였다.

우리를 환영하는 6학년 정도의 학생들이 모여 합창을 하였는데 그 실력이 상당하다고 생각되었다.

안내장과 파워포인트 그리고 학교 운영에 대한 보고를 직접 교장이 하였다. 안내장에는 한국어가 쓰여 있었으며, 파워포인트에도 일본어와 한글이 조금 서툴기는 하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복도에도 한국의 민화에 대한 책들을 전시하는 등 외국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

학교장의 학교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그의 열정을 알 수 있다. 개교한지 1986년 개교한 역사 26년이 된 이 학교는 平井 교장이 부임하기 전에는 우리 나라 도심지 학교와 같이 활력이 떨어진 문제가 많은 학교였다고 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년 동안 平井 교장은 매일 등교 시간이면 직접 자전거를 타고 순찰을 돌며 아이들과 학부모 등을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때 대화를 통하여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했다.

일주일에 한 번 하는 월요일 조회는 비가 와도 실시를 하는데 이는 교장으로서 전체 학생들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날이기 때문이다. 여유롭고 늠름한 사람 육성을 학교 교육 목표로 정한 이 학교는 학생들의 문제 행동은 기초학력의 부족에서 오는 것으로 보아 아침독서와 교과 담당제를 실시함으로 기초 기본 학습력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학교 폭력 등 생활 지도 상의 문제들은 듣기 능력의 문제(커뮤니케이션)와 인간관계 지속 방법 등이 서투름 때문에 오는 것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 학교에서 특이한 것은 학생 교육에 있어 일반적으로 실시하는 지육, 덕육, 체육과 함께 식육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식육은 식사 교육을 말한다. 또한 청소 시간에 묵언 청소를 하는데 이는 청소 시간에 말을 하지 않으면 남에게 궂은 일을 시키지 않으며 자신의 일을 찾아서 스스로 하게 된다.

여기에 平井 교장이 학교 운영의 모든 내용을 담지는 못하지만 교장의 열정이 학교를 많이 바꾸어 놓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언급한 것 외에 다양한 조회에서의 활동, 차분한 태도와 사회성을 기르기 위한 활동, 도전 정신 기르기 활동, 다양한 창작 활동, 지역 사회와의 협력, 학부모와의 만남, 교사들의 학교 폭력 예방 연수 등을 통하여 데아이 소학교에서의 학교 폭력의 문제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다. 히로시마교육위원회

히로시마는 원폭 투하로 세계에 널리 알려진 지역으로 교육위원회 소속 학교에는 초등학교가 142개교 고등학교가 8개교가 있다. 히로시마 교육위원회의 경우에도 우리 나라와 같이 학교에 상담 담당자를 배치하고 있으며 학생 적응교실, 교내 적응지도 교실 등이 있다. 현재 히로시마 교육위원회 관내 학교에서 이지매 현상이 줄어들고 있으나 폭력 행위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우리 나라와 같이 중학생들의 폭력 행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생활 지도에 어려움이 있다. 히로시마 교육위원회에는 학생 생활 지도과를 별도로 운영하는 등 학생 생활지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히로시마 교육위원회에서 학생 지도에 문제가 되는 것은 부등교 학생들이 많다는 것으로 고등학교는 거의 없는 반면 초등학교가 약간 있고 중학생들의 부등교 학생이 많이 문제시 되고 있다. 이는 중학생들이 사춘기로 부적응 아동이 많은 때문으로 보인다. 히로시마 지역의 이지메의 인지 건수가 2007년을 고비로 서서히 줄어들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지 건수는 많으나 이지메의 정도가 과거에 비하여 상당히 가볍다. 다만 이지메가 서서히 줄어드는 반면 학교 폭력은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중학교에서의 폭력 행위자가 급증하고 있어서 문제이다. 폭력 행위 증가의 원인을 학생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저하, 질서 의식의 저하, 보호자의 이해와 협력의 부족, 학교에서의 생활지도의 문제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교사 폭력 증가 문제도 심각하다.

히로시마 교육위원회에서는 학생 생활 지도의 가장 중요한 점은 이를 예방하는 것으로 사안별로 적절한 생활 지도 방식을 달리하도록 한다. 스쿨 서포터를 필요한 학교에 파견하는 것으로 전직 경찰관 14명과 전직 교장 2명이 항시 대기하고 있어서 도움이 필요한 학교에 즉시 보내 준다. 교육위원회 단위로 변호사와 계약을 맺어 학교 폭력 문제로 발생되는 제반 문제에 대한 법률 상담을 해준다. 정기적으로 생활 능력 교육을 실시하며 초·중·고등학교 연계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 사회와의 연계는 매우 중요하다.

히로시마 교육위원회에서는 경찰 등과 협조 체제를 유지한다. 이제 더 이상 학교에서 생활 지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학생이나 학부모드로 학교 내외에서 각종 비행에 연루되었을 경우 학생 생활지도의 구체적인 내용 즉 벌칙이나 형사 처벌의 징계를 분명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

14세 이하의 청소년에게는 형사 처벌이 법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이에 대한 지도가 어려운데 우리 나라에서도 있는 통고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정해진 매뉴얼대로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지도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활용하면 효과가 있다. 히로시마 교육위원회에서는 가해 학생의 전학 제도는 존재하지 않으나 피해 학생이 원하는 경우에는 전학이 가능하다.

14세 이상의 학생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에는 법률에 의거 조치되도록 한다.

 

라. 히로시마 시립 덴마소학교(天滿小學校)

덴마소학교는 1873년(明治 6년 1월 12일)에 설립된 학교로 역사가 140년이 다 되어가는 학교다. 덴마소학교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 지점에서 불과 1.2Km 떨어진 지역에 있어서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원폭의 피해를 보았는데 당시 원폭 투하로 불타버린 플라타너스에 새순이 나서 자란 나무가 교정에 세 그루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수령이 오래되어 수세가 좋지 않았다. 전형적인 도심 지역 학교로 학교 시설 등은 매우 낙후해 보였다. 학생 수가 600명을 넘은 때가 있었으나 현재는 210명 9하급의 작은 학교로 교실이 여유가 있어 각종 자료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데아이 소학교에 비하여 활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교 운영은 한 사람 한 사람의 가능성을 늘려주고 인간성이 풍부한 어린이 육성을 교육 목표로 하는 이 학교는 수업을 통하여 학생 생활지도를 하고 있었다. 이 학교 역시 학교 폭력이나 이지메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으나 많은 문제점들이 해결되어 가고 있으며, 각종 사안들이 가벼워지고 있다.

이 학교의 특징 중 하나는 다데와리 반의 운영이 있는데 이는 무학년 반으로 학년 간 반을 만든 것이다. 우리 나라에도 가끔 있는 무학년 6남매 반과 같은 것으로 소풍이나 체육 대회 등에서 적용하여 효과를 많이 보고 있다고 했다. 가정 학습의 생활화로 생활 지도를 하고 있으며 이 학교 역시 가정과 지역 사회의 연계를 중요한 생활지도의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이 학교를 방문할 당시 운동장에서 저학년들의 운동회 연습이 있었는데 공굴리기 대회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질서가 정연하며, 큰 공을 굴리는데 폐타이어 위에 큰 공을 올려 놓아야 다음 주자들이 굴려 나가니 우리처럼 무질서하게 또는 비신사적으로 늦은 팀이 오히려 먼저 달려 나가 공을 되돌려 굴려가는 일이 없었다.

덴마초등학교의 학교 운영 모습을 간단히 살펴보면 일본은 3월이 수료식이 있고 4월이 새 학기의 시작이 된다. 이때에 학생들 가정 환경을 파악하기 위한 가정 방문이 있다. 5월에는 PTA(Parent-Teacher Association) 총회가 열리는데 이는 각자가 임의로 가입하는 단체로서, 개별 학생의 성장보다는, 기부금을 모으거나 교직원을 지원함으로써 학교 전체 및 모든 학생들에게 유익한 활동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6월에는 여름 운동회와 피난 훈련, 수영지도가 시작되고, 학부모 수업 참관과 간담회가 열린다. 7월에는 방범 교실과 하계 휴업이 있다. 10월의 추계 휴업, 12월에는 동계 휴업이 있다.

하루 일과는 8시 25분부터 아침 독서 시간, 8시 35분부터 조회, 8시 45분 1차시 수업, 5분 휴식, 2차시 후 20분간 대휴식, 12시 15분부터 급식과 휴식 시간이 있고, 5교시는 14시에 시작된다. 학교는 15시 55분에 시작되어 학생들의 일과가 끝이 난다.

4. 일본 사례를 통한 문제 해결 실마리들

 

이번 일본을 돌아보며 느낀 점은 우리 나라 학교 폭력의 문제가 일본의 형태를 많이 답습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는 인류 역사의 수레바퀴가 거의 비슷하다는 것과 관련되는 것으로 보인다. 큰 틀에서 보면 학교 폭력은 전에도 있어왔지만 경제력과 지적 능력 및 학생 인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새로운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역사적으로 있어왔던 이지메가 사회 문제화 되면서 교육계가 어려움을 겪었듯이 우리도 이제 그러한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돌아보면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것이지만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노력들 다시 정리해 보았다.

학생들의 기초 학력을 높여 학교에 대한 적응도를 높이는 것이 학교 폭력 예방의 최선의 방책이다. 그러므로 학교와 교사들은 수업 방법이나 기술을 부단히 연구해야 하고 기초 학력 부진아가 없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 사이에 일어나는 좋지 못한 사건들은 상호 이해력의 부족에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문제 행동을 하는 학생들의 많은 숫자가 가정이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학부모 교육과 연계의 필요성이 있다.

학생들의 비행은 지역 사회와 학교 등과 연계 지도할 필요가 있다.

학교 폭력에 대한 예방 교육을 학교에서 계획적으로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학교 폭력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이를 적극 활용한다.

여러 예방을 위하여 노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폭력 사안이 발생했을 때에는 신속히 매뉴얼대로 사건을 해결하도록 하며 필요한 경우 경찰의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축소나 은폐보다는 공개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5. 기타 일본 초등학교에 본 타산지석과 반면교사

 

기타 일본 초등학교를 돌아본 결과 일본의 초등학교 교사의 복장이 매우 자유스럽게 보였다. 대부분 체육복 차림이었으며 교실에서도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덴마초등학교의 경우 모든 교사들이 호루라기를 목에 걸고 다녔는데 이는 위험한 상황을 목격했을 경우 주의 촉구나 경고 표시로 언제나 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일본의 초등학교 교사들은 교실의 정보화 보다는 옛 방식대로 학생을 지도하고 있었다. 피아노 연주와 칠판의 사용 등이 우리 나라 보다 훨씬 많았다.

데아이소학교에서는 6학년 학생 100여 명이 환영의 합창을 하였는데 그 실력이 보통을 넘었으며 맨 앞줄에 있는 두 명의 학생은 ADHD 학생으로 눈에 띄는 행동을 했으나 교사들은 이들을 특별히 대우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

그리고 일본의 초등학교 학생들은 춥게 키워지고 있었으며 질서를 매우 잘 지켰다.

일본의 영어 지도는 초등학교 5, 6학년에서 일주일에 2시간 정도로 우리 나라 학생들에 비해 영어 사용은 거의 못하고 있다. 간단한 영어로 질문을 해도 반응이 거의 없다. 학교를 방문한 우리들에게 한국말로 인사하는 등 매우 우호적으로 보였다.

초등학교 시설은 우리 나라 학교의 교단 선진화 시설되기 전의 모습이었으나 필요한 경우 전자 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괘도 걸이대가 교실에 있으며 실과실, 음악실, 과학실 등이 있다. 일본의 특수 학급 교실에는 아무런 시설이나 교구 등이 거의 없어 일반교실보다도 더 썰렁한 모습이었다.

 

6. 귀국 길에 오르며

 

15년 전 일본을 처음 방문하였을 때 일본이 한 없이 부러웠다. 철저한 질서 의식에서 비롯된 정지선에 멈춰선 차량과 산에 빽빽이 들어찬 삼나무와 편백나무들을 우리 나라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워하던 것이었다. 그뿐이었던가? 일본에서 그 비싼 워크맨을 사서 막내에게 선물할 생각에 기분이 매우 좋았었다.

이번 일본의 선진 교육 현장을 찾아서 떠난 길에 느끼고 오는 것은 우리 나라가 그동안 엄청난 발전을 이룩했다는 것이었다. 이제 선진국 교육 현장이라는 일본을 돌아본 사람 중 일본을 더 이상 교육의 선진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각종 교육 현실은 오히려 우리보다 한 참 뒤쳐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우리 나라 현실에서도 일본에서 겪었던 경제 성장에 따른 각종 사회적 문제가 학교 문제로 전이되어 학교 폭력 문제가 최근에 대두되고 있어 이에 대한 아픔을 먼저 겪은 일본을 방문하여 그들의 대처 현황 등을 파악하는 기회를 가진 것은 참으로 잘 한 일이었다.

일본의 교육 현장을 돌아보면서 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부분도 있었고 反面敎師로 삼을 부분도 있었다.

지진방재 박물관을 운영하여 자연 재해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으며, 히로시마 평화 기념관 운영으로 핵전쟁에 대한 무서움을 일깨워주고 이노베이션 겔러리를 운영하여 창의성 교육을 하고 있었다.

시내 한 복판을 흐르는 맑은 개울이 있고 거기에 물고기가 사는 나라 일본은 자연의 소중함을 알고 가꾸고 있는 부러운 나라이다. 또한 요즘은 TV를 켤 때마다 지난 쓰나미 사건으로 원전이 폐쇄되어 온 국민이 전기 절약에 대한 내용이 나오고 있었다.

교장 자격 연수의 일환으로 국외 연수를 진행한 것은 꼭 필요한 일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우물안 개구리식 문제 해결이 아닌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문제를 파악하고 그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으며 이것은 태어나면서 지켜지고 보호되어야 할 소중한 것이다. 우리는 교육을 통하여 이를 달성해야 할 막중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을 느끼며 귀국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