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료/교육 단상

아! 이를 어쩌나 정말 어쩌나?

모든이의 애인 2010. 1. 20. 08:46

아! 이를 어쩌나 정말 어쩌나
아! 이를 어쩌나 정말 어쩌나?

세상살이를 하면서 정말 허탈해지는 때는 나의 열성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건들에 의하여 무자비하게 짖밟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 이다.
교원으로서의 나에게 이런 일들은 주로 5월에 느끼게 되는데 그 이유는 어느 해이든 어김없이 촌지에 대한 글들이 신문 지상을 도배하기 때문이다.
학교 촌지의 문제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으며 모든 교원들이 촌지 문제에 대하여 깨끗하다고 주장하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논지의 근거도 없이 우리를 허탈하게 하는 글이 너무 여과 없이 신문지상에 오른다.

아래의 글을 중부 매일 9월 13일 중부시론으로 실린 [부끄럼 없다면 내 글에 침을.......] 이라는 한병선님의 글이다.

욕하면서도 읽는다면 다행

신학기가 된다. 학부모가 인사를 자주 오는 학생들의 명단은 순식간에 파악된다. 그리고 이런 정보들은 전임담임과 후임담임 간에 확실하게 인수인계 된다. 바람직한 학생지도 때문이 아니다. 공식, 비공식적으로 학부모회를 조직해서 야간자율학습 경비를 걷는다. 비용은 학급별로 수십만원씩 할당한다. 그 돈은 교사들의 수당과 관리자들의 간접관리 비용으로 들어간다. 이로 인한 교사들 간 갈등도 발생한다. 모든 학교들이 관행이란 이름으로 이런 식으로 비용을 걷는다.
용돈이 떨어진다. 교사들은 학부모를 부른다. 학부모 역시 담임이 부르면 촌지부터 준비한다. 교사도 학부모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신임교사에게는 월급은 저축하고 촌지로 생활하라는 친절한 조언도 한다.
교사는 체벌한다. 그런데 말이 사랑의 매였지 어디 사랑의 매인가. 감정의 표현인 경우가 더 많다. 매를 때릴 일이 그리 많은지 수없이 체벌한다.

위 내용에서 개관적으로 조사되거나 연구되어 확실히 인증된 사실은 어디까지일까?
위의 글이 일부 교사들에게 일어나는 개탄할 일이라고 한 줄만 적었어도 모든 교사들이 이 글을 읽고 허탈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위의 글이 어느 현직 교원의 자기 반성적 글이라면 우리는 그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반성을 시간을 가졌을런지도 모른다.

나는 여러 번 한병선님의 글을 읽었지만, 님의 글을 읽고 반성과 새로운 방향을 잡았다기 보다는 솔직히 오히려 심한 분노와 교직에 대한 자괴감과 허탈감에 빠진 적이 더 많았다.
그것은 우리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편협된 내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육 평론을 읽고 적어도 교직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 반성을 할 수 있도록 글을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에 근거를 두고 바른 논지로 글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족한 교직 생활 30년 된 교원으로서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도할 때 쓰는 방법 중의 하나는 칭찬은 여러 사람이 “바로 나”라고 생각이 들도록 말하고, 질책은 “나는 아니지만 앞으로 조심해야 겠다”라고 생각하게 하여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남을, 그것도 한 집단을 공개적으로 비판할 때는 그에 대한 분명한 사실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아! 이를 어쩌나 정말 어쩌나.